좋은 티셔츠의 기준, 단 한 장의 진심
#001 티셔츠
메르츠 비 슈바넨
| 피터 플로트니키 & 기따 플로트니키
단순해 보이는 한 장에 담긴 진짜 가치를 찾기 위해 독일의 메르츠 비 슈바넨(Merz b. Schwanen)을 찾았다. 한 시간에 겨우 1미터의 원단을 짜는 100년 전 방식을 고집하며, 티셔츠의 본질을 지켜가는 이들의 이야기에 주목했다. 드라마 <더 베어>의 주인공 ‘카미’가 그토록 아꼈던 흰 티셔츠, 그 촘촘한 원단 속에 담긴 좋은 티셔츠의 기준을 공동 창립자 기따 플로트니키(Gitta Plotnicki)와 피터 플로트니키(Peter Plotnicki)에게 직접 듣는다.
Chapter 1: 브랜드의 시발점
메르츠 비 슈바넨의 이야기는 베를린의 한 벼룩시장에서 시작됐다. 2011년, 디자이너 부부 피터 플로트니키와 기따 플로트니키는 90년 된 헨리넥 셔츠 한 벌을 우연히 발견한다. 옆 솔기가 없는 통원단과 암홀의 독특한 구조는 옛 기술의 흔적이었다. 두 사람은 옷의 역사를 찾아 독일 남서부로 향했고, 그곳에서 2008년부터 가동을 멈춰있던 1920년대 루프휠 기계들을 찾아냈다.
| 2011년 베를린 벼룩시장에서 티셔츠를 처음 집어 들었을 때를 회상해 달라.
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소재와 구조였다. 소재는 촘촘하고 묵직하면서도 동시에 부드러웠고 옆선 봉제가 없는 통 원단으로 만들어져 있었다. 거의 90년이 된 옷임에도 상태가 매우 좋았고 여전히 입을 수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. 자세히 살펴볼수록 이 셔츠가 지금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.
| 브랜드를 새로 만든 것이 아니라 입양했다. 발타사르 메르츠의 후손들이 인수 제안에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궁금하다.
우리가 발견한 가치와 계획을 설명했을 때 그들은 기꺼이 지지해 주었다. 덕분에 100년 이상의 역사가 담긴 이름을 사용할 수 있게 됐고, 그때부터 우리는 유산을 존중하며 신중하게 이어가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졌다.
| 이름에 담긴 ‘백조’와 ‘거친 작업복’, 이 상반된 이미지를 어떻게 조화시켰나.
이를 모순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. 당시 노동자의 옷은 매일 입어도 견딜 수 있도록 정성스럽게 만들어졌고 그 과정에는 자부심이 있었다.
| 첫 번째 시제품이 나오기까지, 기억에 남는 시행착오가 있다면.
시제품을 생각하기 전에 먼저 기계를 되살려야 했다. 가장 큰 어려움은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었다. 기계를 다룰 줄 아는 사람들이 이미 은퇴했거나 마을을 떠난 상태였다. 그래서 첫 번째 과제는 디자인이 아니라 기계를 복원하고 관리할 사람을 찾는 것이었다.
- Kim Sang-oh / Eyesmag